[리뷰] ‘핸섬가이즈’, 이럴 수가 나도 모르게 웃고 있던 내 얼굴

[리뷰] ‘핸섬가이즈’, 이럴 수가 나도 모르게 웃고 있던 내 얼굴



험상궂은 인상과 괴팍한 표정,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복장까지,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는 눈에 띄는 겉모습으로 다른 사람들의 눈총을 자주 받는다. 도시를 떠난 둘은 전원생활을 꿈꾸며 숲속 오두막집으로 이사 오지만 부동산 웹사이트에 등록된 이미지와 정반대의 으스스한 집을 얻는다. 심지어 집을 수리하는 과정에 오랫동안 봉인됐던 지하실 문을 열면서 그 안에 갇힌 악령이 깨어나고 만다. 한편 친구들과 함께 여행 온 미나(공승연)는 설레는 연애 관계로부터 크게 배신당하고 강가로 뛰쳐나갔다가 물에 빠진다. 이 사고를 목격한 재필과 상구는 새집에 미나를 데려와 열성으로 간호하지만 남은 친구들은 이들이 미나를 납치했다고 오해한다. 마침내 미나를 구하기로 한 친구들이 힘을 합칠 즈음 집에서 이상한 우연이 거듭되더니 하나둘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다.

<핸섬가이즈>는 편견과 오해에서 출발한다. 흉포한 외모를 지닌 사람은 생각과 행동마저 위험할 거라는 오랜 편견이 영화의 기본 배경을 다지고, 두 남자가 호의가 아닌 범죄를 저질렀을 거라는 오해가 스토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오해는 영화의 웃음을 만드는 재료로도 쓰인다. 재필과 상구를 둘러싼 외모지상주의적 평가는 자신을 진실되게 “잘생겼다”, “섹시하다”고 반복하는, 자기애 넘치는 순수한 모습과 낙차를 만들며 웃음을 자아내고 아궁이 하나에 기뻐하는 소박한 모습은 굳건한 편견을 용해하기에 충분하다. 영화는 전원생활을 선택한 두 남자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진 않지만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이들을 의심하는 동네 경찰 최 소장(박지환)의 강경한 태도를 통해 외곽 지역으로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추측할 수 있다. <핸섬가이즈>는 왜곡된 시선에 갇힌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의 명확한 대비로 작품이 지향하는 메시지를 가리킨다.

원작 <터커 & 데일 Vs 이블>의 황당무계함을 이어가기 위해 <핸섬가이즈>도 좀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당혹스러운 죽음들을 그려낸다. 집에 불쑥 찾아온 불청객들이 부상을 입거나 죽음을 맞는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구와 재필은 속수무책으로 오해를 불려나갈 뿐이다. 이 과정에서 악령의 등장이나 신부의 저항 등 오컬트적 요소는 폭주하는 스토리 전개를 둥글게 정리하는 초자연적인 맥락을 만들어준다. 하룻밤의 미스터리와 악마의 기괴한 행보, 난잡한 살인사건과 힘없이 터지고 마는 실소는 호러 코미디 장르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특히 아슬아슬한 다음 장면을 대비하게 만드는 카메라 무빙이나 앵글은 스릴감 높은 호러의 미덕을 내세우기 적합하다. 빠르게 오가는 대사의 맛도 러닝타임 내내 극의 탄력을 유지시킨다. 미술도 안정적이다. 숲속 오두막집이라는 고즈넉한 이미지에 장르성을 부여하기 위해 가옥의 형태를 독특하게 구성했고, 이 구조를 십분 활용해 높은 공포감을 느낄 수 있다. ‘알고 보니 여린’ 재필과 상구의 성향이 실내 인테리어 곳곳에서 잘 드러나기 때문에 이를 관찰하는 것도 큰 재미다. <상류사회> <머니백> <티끌모아 로맨스> 등의 조감독을 맡았던 남동협 감독의 데뷔작이다.

CLOSE-UP



우락부락한 두 남자의 의외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장치가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반려견 봉구의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이 으뜸이다. 강아지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감내하는 재필과 상구의 모습은 영화가 드러내주지 않았던 이들의 전사를 대신 채워주며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준다. 큰 사건이 흘러가는 동안 똑똑하게 임해주는 봉구의 연기는 여느 베테랑 연기자만큼 안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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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커 & 데일 Vs 이블> 감독 엘리 크레이그, 2010

<터커 & 데일 Vs 이블>을 한국식으로 리메이크한 것이 <핸섬가이즈>다. 외곽 지역에 여행 온 대학생 무리, 험악한 인상의 두 남자, 외모가 만든 사회적 편견, 물에 빠진 여자를 구해주면서 생겨나는 오해와 황당한 죽음들. 영화를 이루는 큰 중심 가지의 원형을 볼 수 있는데 공포영화의 편견을 깨는 자유로운 시도들이 인상적이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결말에서 엘리 크레이그 감독의 뚝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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