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장커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풍류일대'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연인이 이별한다. 더 넓은 곳으로 가서 성공하면 연락하겠다던 남자는 5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고, 기다리다 지친 여자는 직접 남자를 찾아 나선다. 이렇게 20년이란 세월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두 남녀의 뒤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중국의 모습이 그려진다. 만남이 비대면으로, 사람이 로봇으로 바뀌며 중국 사회와 사람들의 모습은 계속 달라진다.
제77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작인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 ‘풍류일대’가 한국 관객을 만났다. ‘20년에 걸친 중국 풍속화’라는 평을 받는 ‘풍류일대’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중국의 변화상을 담아냈다. 영화 속 재회와 이별을 반복하는 남녀는 감독의 과거 작품인 ‘임소요’(2002)에서 연인으로 등장했던 빈빈과 차오차오(자오타오)다.
영화 '풍류일대'의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풍류일대’는 지아장커 감독이 2001년 중국을 여행하며 직접 찍은 영상들을 최근 촬영한 영상들과 하나의 이어지는 이야기로 엮은 것이다.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5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아장커 감독은 “오랜 시간 촬영했던 촬영분을 쌓아두고 있었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벌어지면서 이 촬영분을 편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코로나 이후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로 변모하는 느낌을 받았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이 물밀듯이 몰려오면서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변모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촬영분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자오타오는 영화 속에서 20여년의 시간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감독의 아내이자 페르소나이기도 한 자오타오는 “이 영화가 제게는 굉장히 소중한 선물”이라며 “영화란 매개체를 통해 나의 20, 30, 40대를 기록할 수 있었고, 캐릭터를 통해 많은 여성과 그들이 겪었던 생활이나 어려움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배우 자오타오와 지아장커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풍류일대'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아장커 감독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중국 사회 속 인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풍류일대’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바뀐 중국의 모습을 과거와 현재의 시대상, 분위기에 맞게 그렸다. 2000년대 초반은 한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 사람 간의 교류에 초점을 맞춰 사실적으로 그렸다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람 간의 교류가 줄어든 최근의 모습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연출했다.
발전된 기술을 영화 제작에 활용하기도 했다. 과거 촬영했던 영상을 사용했지만, 최근의 영상들과도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진 데는 AI 기술이 한몫했다. 지아장커 감독은 “싼샤에서 차오차오가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장면이 있다. 촬영 당시 봤던 영화는 ‘풍류일대’에 나온 것처럼 로봇과 관련한 영화가 아니었다”며 “후반부 차오차오가 마트에서 일할 때 로봇과 만나는 장면과의 연결성을 위해 AI를 활용해 영화 장면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AI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배우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AI를 활용해 제작 중인 5분짜리 영화를 완성하고 나면 AI 기술에 대한 의견을 가질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아장커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풍류일대'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를 통해 20여년의 세월을 짚어본 지아장커 감독은 자신의 영화 세계도 되짚어보게 됐다. 그는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느낌이었다. 바다를 떠다니며 균형을 잡고, 파도에 쓸려 바다에 잠기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렇게 영화를 완성하면 파도를 넘어 우뚝 선 기분이 들었다”며 “현재의 중국에도 큰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촬영해나갈 거다. 지금은 중국의 역사와 관련한 시나리오를 작업 중이다. AI를 이용해 제작하는 5분짜리 영화도 준비 중인데 기술적인 부분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아장커 감독은 신도시 개발 노동자인 남자가 떠나간 아내를 찾는 과정을 그린 ‘스틸 라이프’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배금주의와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을 바라본 ‘천주정’으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는 등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감독이다.
지아장커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부산국제영화제는 신인상에 해당하는 뉴 커런츠상을 1998년 그에게 수상했다. 지아장커 감독은 “저의 영화 인생이 부산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당시 또래 감독들과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우정을 쌓은 기억이 있다. 늘 부산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한 연인이 이별한다. 더 넓은 곳으로 가서 성공하면 연락하겠다던 남자는 5년이 지나도 소식이 없고, 기다리다 지친 여자는 직접 남자를 찾아 나선다. 이렇게 20년이란 세월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두 남녀의 뒤로 급격한 변화를 겪는 중국의 모습이 그려진다. 만남이 비대면으로, 사람이 로봇으로 바뀌며 중국 사회와 사람들의 모습은 계속 달라진다.
제77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이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 초청작인 지아장커 감독의 영화 ‘풍류일대’가 한국 관객을 만났다. ‘20년에 걸친 중국 풍속화’라는 평을 받는 ‘풍류일대’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중국의 변화상을 담아냈다. 영화 속 재회와 이별을 반복하는 남녀는 감독의 과거 작품인 ‘임소요’(2002)에서 연인으로 등장했던 빈빈과 차오차오(자오타오)다.
영화 '풍류일대'의 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풍류일대’는 지아장커 감독이 2001년 중국을 여행하며 직접 찍은 영상들을 최근 촬영한 영상들과 하나의 이어지는 이야기로 엮은 것이다.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5일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아장커 감독은 “오랜 시간 촬영했던 촬영분을 쌓아두고 있었는데, 코로나 팬데믹이 벌어지면서 이 촬영분을 편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코로나 이후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로 변모하는 느낌을 받았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터넷,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이 물밀듯이 몰려오면서 사람들의 생활방식도 변모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촬영분의)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자오타오는 영화 속에서 20여년의 시간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감독의 아내이자 페르소나이기도 한 자오타오는 “이 영화가 제게는 굉장히 소중한 선물”이라며 “영화란 매개체를 통해 나의 20, 30, 40대를 기록할 수 있었고, 캐릭터를 통해 많은 여성과 그들이 겪었던 생활이나 어려움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웃었다.
배우 자오타오와 지아장커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풍류일대'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아장커 감독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중국 사회 속 인민들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풍류일대’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바뀐 중국의 모습을 과거와 현재의 시대상, 분위기에 맞게 그렸다. 2000년대 초반은 한 공간에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등 사람 간의 교류에 초점을 맞춰 사실적으로 그렸다면,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람 간의 교류가 줄어든 최근의 모습은 초현실적인 분위기로 연출했다.
발전된 기술을 영화 제작에 활용하기도 했다. 과거 촬영했던 영상을 사용했지만, 최근의 영상들과도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진 데는 AI 기술이 한몫했다. 지아장커 감독은 “싼샤에서 차오차오가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장면이 있다. 촬영 당시 봤던 영화는 ‘풍류일대’에 나온 것처럼 로봇과 관련한 영화가 아니었다”며 “후반부 차오차오가 마트에서 일할 때 로봇과 만나는 장면과의 연결성을 위해 AI를 활용해 영화 장면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AI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배우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AI를 활용해 제작 중인 5분짜리 영화를 완성하고 나면 AI 기술에 대한 의견을 가질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아장커 감독이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갈라 프레젠테이션 '풍류일대'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를 통해 20여년의 세월을 짚어본 지아장커 감독은 자신의 영화 세계도 되짚어보게 됐다. 그는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느낌이었다. 바다를 떠다니며 균형을 잡고, 파도에 쓸려 바다에 잠기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렇게 영화를 완성하면 파도를 넘어 우뚝 선 기분이 들었다”며 “현재의 중국에도 큰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계속 촬영해나갈 거다. 지금은 중국의 역사와 관련한 시나리오를 작업 중이다. AI를 이용해 제작하는 5분짜리 영화도 준비 중인데 기술적인 부분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아장커 감독은 신도시 개발 노동자인 남자가 떠나간 아내를 찾는 과정을 그린 ‘스틸 라이프’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배금주의와 폭력이 지배하는 세상을 바라본 ‘천주정’으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는 등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감독이다.
지아장커의 재능을 일찍이 알아본 부산국제영화제는 신인상에 해당하는 뉴 커런츠상을 1998년 그에게 수상했다. 지아장커 감독은 “저의 영화 인생이 부산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당시 또래 감독들과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고 우정을 쌓은 기억이 있다. 늘 부산이 그리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