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카데미 회고전' 윤여정 "한국영화 위상 높아져서 생긴 일"

'美 아카데미 회고전' 윤여정 "한국영화 위상 높아져서 생긴 일"

LA서 인터뷰…"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받고 달라진 건 없어"
차기작은 '결혼피로연' 리메이크작…한국계 앤드루 안 감독과 6월부터 촬영


미국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 초청된 배우 윤여정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배우 윤여정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mina@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한국 영화 위상이 높아져서 생긴 일이죠. 제가 참 운도 좋다고 생각해요."

배우 윤여정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아카데미 측이 그의 연기 인생을 조명하는 회고전을 마련한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윤여정의 반백 년 연기 인생을 조명하는 특별 상영 프로그램 '윤여정: Youn Yuh-jung'을 열고 그의 대표작 8편을 상영한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공식 홈페이지에 이번 회고전을 소개하면서 "한국 영화사에서 대체할 수 없는 독보적인 배우 윤여정의 회고전을 통해 50여년 동안 그가 빚어낸 놀라운 작품들을 기념하는 시리즈를 선보이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은 아카데미시상식을 주관하는 아카데미재단이 2021년 LA에 개관한 미국 내 최대 규모의 영화 박물관이다.

윤여정은 2021년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오스카상)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이로써 그는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고 아카데미 측이 예우하는 회고전까지 열리게 됐지만, 이후 3년여간 개인적인 삶이나 연기 인생에서 달라진 것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상이라는 건 '해피 서프라이즈(surprise)'이고, 나에게는 '해피 액시던트(accident)' 같은 것이었다"며 "받는 순간에 기쁘고 잊어버려야지, 그걸 받았다고 해서 뭐 달라지고 그러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받은 윤여정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아카데미 수상과 이번 회고전의 의미까지 모두 운으로 돌리는 그에게 스스로 잘했다고 인정하는 부분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그저 오래 했다는 것, 오래 성실히 했다는 것이지, 잘한 건 없다"며 몸을 낮췄다.

그는 젊은 시절 자녀들을 키울 때는 '싱글맘'이었던 탓에 연기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고, 60대의 어느 나이가 되어서야 자신이 함께하고 싶은 감독, 작가를 고를 수 있게 됐다면서 "그게 내겐 사치였다"고 돌아봤다.

본인이 원하는 작품을 하게 된 이후의 연기 인생에 대해서는 "(연기)할 때는 힘들고 고되지만, 고통스럽진 않은 것 같다"며 "어떤 한 인물을 내가 감독과 같이 만들어냈다는 그런 생각은 들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상영하는 대표작 8편 중에는 '화녀'를 다시 보고 싶다면서 "몇 년 전에 다시 봤는데 김기영 감독의 천재성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시절에 저런 영화를 만드셨구나, 세상에 대단한 사람이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좀 더 오래 사셨으면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영화 '화녀' 속 한 장면
[아카데미영화박물관(Academy Museum of Motion Pictures) 홈페이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76세인 윤여정은 건강 관리에 대해서는 "비실비실하면서도 아무튼 뭐 그냥 꾸준히 13년 동안 일주일에 두세 번 운동을 한다"며 "근육이 잘 없어지기 때문에 활동하려면 근육 운동 같은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랑 친한 최화정이 트레이너를 소개해 줬는데, 그 친구가 '선생님이 아카데미상 탄 건 운동을 해서 탄 거'라고, 운동 안 했으면 거기 무대에 올라가지도 못했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차기작은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메가폰을 잡는 영화로, 오는 6월부터 캐나다 밴쿠버에서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영화는 대만 출신 리안(李安) 감독의 1993년작 '결혼 피로연'을 리메이크해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나리'와 마찬가지로 한국인 할머니 역을 맡은 윤여정은 "내가 코리안 아메리칸(한국계 미국인) 감독들하고 사연이 많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대본이 이제 나왔는데, 번역 과정에서 구어체로는 어색한 부분을 같이 손보고 있다"며 "내가 할 대사니까 그렇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고전의 첫 작품 '미나리'를 상영한 뒤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현지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평소에 즐겨 입는 청바지와 티셔츠, 재킷 차림으로 관객들 앞에 나선 그는 이날도 막힘 없는 영어로 아카데미 측 사회자와 함께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사회자가 다음날 상영될 '화녀'에 대해 얘기하면서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으로 "김기영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던 것을 언급하자, 윤여정은 "당시 의식을 잃은(unconscious) 상태였다"고 답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또 '미나리' 촬영 당시 저예산 독립영화를 찍으며 고생했던 이야기와 아카데미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탓에 전문 통역사의 존재를 잊고 혼자 당황하며 무대에 올랐던 이야기 등을 솔직하게 털어놔 관객들을 끊임없이 웃게 했다.

미국 아카데미영화박물관이 개최한 회고전에 참석해 대담하는 윤여정(오른쪽)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배우 윤여정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카데미영화박물관에서 영화 '미나리' 상영이 끝난 뒤 관객들 앞에서 대담하고 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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