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싸우는 마지막 해녀들

"물건이 없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싸우는 마지막 해녀들

[29th BIFF] 다큐멘터리 영화 <마지막 해녀들> 수킴 감독 간담회 영화 <마지막 해녀들>을 연출한 수 김 감독.ⓒ apple TV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상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감독이 담은 사람들은 다름 아닌 해녀였다. 재미동포 수 킴(김수경) 감독이 10년간 마음에 품고 찍어낸 다큐멘터리 영화 <마지막 해녀들>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3일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수 김 감독은 출연자인 해녀 강주화, 정영애, 박인숙, 현인홍씨와 취재진 앞에 섰다. "3년 전 촬영할 때만 해도 부산국제영화제에 가서 영화에 대해 얘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해녀 영웅들과 함께 올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감독은 벅찬 감회부터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섹션에 초청된 <마지막 해녀들>은 미국 강소 영화사 A24가 제작을, 글로벌 OTT 플랫폼 애플TV 가 투자해 화제였다. 여기에 더해 애초 수 김 감독을 발굴한 곳이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설립한 엑스트라커리큘러 프로덕션이라는 영화사라는 점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작품은 제주와 거제 등지에서 평생 해녀로 살아온 사람들이 해양 오염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맞서 투쟁까지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8세 때 제주도 여행에서 우연히 접한 해녀를 보고 사랑에 빠졌다던 감독은 뉴스에서 묘사한 고된 직업여성이라는 사실과 다른 현실을 발견하고 10여 년 전부터 기획에 돌입했다. 수 킴 감독은 "해녀 일에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일하는 이들의 모습을 담고 싶은 게 소기의 목적이었다"며 "아시아 여성 중에선 일하는 여성의 첫 세대라 할 수 있는 이들이 모계사회를 가꾸고 여성의 권위와 독립성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여성을 대표한다고 본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영화 <마지막 해녀들>의 한 장면.ⓒ apple TV
영화에서 즐겁게 때론 다투면서도 공동체 의식을 잃지 않는 해녀들은 곧이어 투사로 돌변한다. 처음엔 환경 단체의 대응을 믿지 못하다가도 정부의 무책임함에 당사자들이 직접 뭉쳐서 적극적인 투쟁을 펼치기 시작한 것. 이미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오염물이 곳곳에서 흘러들며 위기 의식이 있던 차에 일본의 방사능 오염수는 결정적 계기였다.

결혼 후 서른일곱 나이에 해녀가 됐다던 현인홍씨는 "바다가 오염되지 않았던 그때엔 소라, 전복 등 물건(해산물)이 엄청 많았다"며 "몸 상해 가며 겨우 일을 익혔고, 나이 들이 이제야 일이 할 만한데 물건이 없다. 오염수가 범인인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강주화씨는 "위험한 일이라 (민간) 보험 가입이 안되고, 수협에서 드는 보험이 있는데 사고 당하거나 다치면 보상이 나오는 게 아닌 죽어야만 금액이 나온다"며 "죽으면 돈이 무슨 소용인가.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고는 하는데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 같다"라고 또다른 열악한 현실을 언급했다.

수 김 감독은 "기후 변화 및 해양 환경 변화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거의 동시에 일어났다"며 "해녀들이 이런 문제에 얼마나 강렬하게 싸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를 유기적으로 영화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영화 <마지막 해녀들> 출연진.ⓒ apple TV
서로 돌봐주면서 주체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해녀들은 충분히 영화적 캐릭터로 매력 있어 보였다. 김 감독 또한 "서로 돌봐주고 유대감이 있고 연대감이 강하다. 유기체처럼 한 가족처럼 움직이는 느낌이 있다"며 "그래서 오염수 방류 문제에도 한 목소리로 대응하실 수 있었다"고 짚었다.

인터뷰 직후 해녀들은 노저을 때나 노동할 때 함께 부르는 노래 '이어도사나'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박인숙씨는 "지금처럼 기계로 작업하기 전엔 해녀들이 해녀복을 입고 직접 노를 저어 물질할 곳까지 가곤 했다"며 "지쳐도 노래하고 춤추며 피곤함을 달랜다"고 귀띔했다. 대한민국에서 해녀 문화의 소중함을 새삼 실감할 수 있던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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