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거리트의 정리’, 정수론에서 존재론으로, 반증이 빚어낸 증명 혹은 성장

[리뷰] ‘마거리트의 정리’, 정수론에서 존재론으로, 반증이 빚어낸 증명 혹은 성장



학계가 주목하는 수학도 마거리트(엘라 룸프)는 희대의 난제 골드바흐의 추측에 관한 연구에 매진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세미나 발표에서 지도교수의 또 다른 제자인 루카(줄리앙 프리종)가 오류를 지적하는 바람에 그녀의 증명은 물거품이 된다. 실의에 빠진 마거리트는 교수와 언쟁 끝에 학업 포기서를 제출한다. 인생의 전부였던 수학을 포기한 그녀는 그간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안나 노비옹 감독의 <마거리트의 정리>가 논증하려는 것은 정수론이 아니라 존재론이다. 수학 없는 삶은 생각도 않던 주인공이 타인의 세계라는 변수를 통해 성장한다. 수리적 난제와 실존이란 고뇌는 반증의 시간을 통과해야 한다는 영화의 태도가 인상적이다. <로우>에서 피와 살을 탐내며 도발적인 에너지를 자랑하던 엘라 룸프의 연기 변신도 돋보인다. 외골수적 강박과 미워할 수 없는 서툶이 공존하는 마거리트를 통해 제49회 세자르영화제에서 신인여우상을 받는 영예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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