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시리즈 최초 누적관객수 4천만...'트리플 천만' 눈앞
좌석점유율 최고 86%...독과점 비판도
작품성 혹평 늘어...후속작 완성도 고민 필요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영화 '범죄도시4'가 시리즈 세 번째 천만 관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무후무할 한국 영화계의 성과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썩 반갑지만은 않은 흥행이다. 여기저기 제기되고 있는 독과점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스코어에 가려진 안일함이 더욱 우려된다.
지난달 24일 개봉 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던 '범죄도시4'는 개봉 20일째인 13일 오전 누적 관객수 975만 6978명을 돌파했다.
앞서 '범죄도시'(2017) 688만 명, '범죄도시2'(2022) 1269만 명, '범죄도시3'(2023) 1068만 명에 더해 한국영화 시리즈 최초 누적 관객수 4천만 명을 돌파하게 됐다. 또한 시리즈물 최초로 '트리플 천만' 달성도 앞두고 있다. 분명 한국 영화사에 없던 대기록이다.
'범죄도시' 시리즈 흥행은 강력한 카타르시스와 연관된다. 각종 범죄로 일상이 위협받게 된 요즘 사회다. 그럼에도 법의 영향력은 국민을 안심시키기에 부족하고, 처벌 수위도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극중 마석도(마동석)는 '나쁜 놈은 무조건 때려잡는다'는 기조로 무자비하게 응징한다. 그 든든함과 통쾌함, 실질적 영웅을 향한 갈망. '범죄도시'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다.
그 덕에 전작들에 이어 이번 4편도 흥행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침체된 한국영화계와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반갑다.
다만 좌석점유율(전체 좌석 중 배정된 좌석)이 역대 최고 수준인 86%에 달하는 등 독과점에 대한 지적도 있다. 대형 영화의 독과점이 한국 영화 및 극장의 다양성을 죽이는 처사라는 비판이 따른다. 한국영화 산업 발전을 위해 분명 좋지만은 않은 현상이다.
그러나 무조건 독과점이라 비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극장 측에서는 수요가 많은 인기작에 더 많은 상영관을 배정해 수익을 얻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공급이 먼저냐, 수요가 먼저냐를 두고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시장경쟁체제의 결과물인 것.
관객들도 '더 재밌는 영화를 만들어서 경쟁하라'는 입장과 '선택권이 없으니 보게 된다. 다양성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독과점 문제는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를 차치하고서도 '범죄도시4'의 흥행이 아쉬운 이유는 또 있다. 사실상 완성도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시리즈 후광에 힘입어 잘 만든 것처럼 포장되고 있다는 것.
이번 4편은 확실히 전편들에 비해 완성도가 부족하다. 가벼운 오락성에만 치우친 데다, 그마저도 새로움 없는 반복일 뿐. 캐릭터도 서사도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전작들의 흥행 기세만 믿고 안일하게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관객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좋다는 반응도 있지만 혹평도 많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기준으로도 1편 9.28, 2편 8.98, 3편 7.67, 4편 7.59로 점점 낮아졌다.
그럼에도 관객수는 1편 688만 명, 2편 1269만 명, 3편 1068만, 4편 975만(이날 기준) 등 늘거나 비슷하게 유지되며 흥행했다. 전편을 봤던 관객 입장에서는 평가가 좋지 않더라도 '그래도 한 번 봐줘야지'라는 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
어쨌거나 흥행을 했다면 그만한 재미가 있기 때문 아니냐고 할 수 있다. 또한 가벼운 오락성이 꼭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려되는 건 '관객수'라는 단순 지표로 인한 눈가림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작품성을 계속 갉아먹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제작하는 입장에서 '이 정도면 천만 영화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자리하게 되면 결국 발전 없는 양산형 시리즈로 전락하게 될 터다. 최악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수준 떨어진 후속작들이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흥행을 이어갈 경우다. 극단적으로 보면, 단순히 하나의 시리즈를 넘어 한국영화 산업 전체의 수준마저 떨어뜨리게 될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시리즈의 기획, 제작, 주연, 각본까지 맡은 배우 마동석이 전했던 향후 계획. 그는 영화 개봉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8편까지 소재를 찾아두고 원안을 썼다"면서 "후속편들은 톤을 비롯해 여러 지점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분명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영화계에 소중한 자산이다. 독보적인 캐릭터와 콘셉트를 갖춘 작품. 8편까지 성공적으로 이어간다면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시리즈로 역사에 남게 될 터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해질 5편이다. 4편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부족했던 점을 철저히 파악해 좀 더 공들여 만들어 주시길. 그게 시리즈를 사랑해 준 관객에 대한 보답이자 예의 아닐까 싶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MHN스포츠 DB
좌석점유율 최고 86%...독과점 비판도
작품성 혹평 늘어...후속작 완성도 고민 필요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영화 '범죄도시4'가 시리즈 세 번째 천만 관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무후무할 한국 영화계의 성과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썩 반갑지만은 않은 흥행이다. 여기저기 제기되고 있는 독과점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 스코어에 가려진 안일함이 더욱 우려된다.
지난달 24일 개봉 후 꾸준히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던 '범죄도시4'는 개봉 20일째인 13일 오전 누적 관객수 975만 6978명을 돌파했다.
앞서 '범죄도시'(2017) 688만 명, '범죄도시2'(2022) 1269만 명, '범죄도시3'(2023) 1068만 명에 더해 한국영화 시리즈 최초 누적 관객수 4천만 명을 돌파하게 됐다. 또한 시리즈물 최초로 '트리플 천만' 달성도 앞두고 있다. 분명 한국 영화사에 없던 대기록이다.
'범죄도시' 시리즈 흥행은 강력한 카타르시스와 연관된다. 각종 범죄로 일상이 위협받게 된 요즘 사회다. 그럼에도 법의 영향력은 국민을 안심시키기에 부족하고, 처벌 수위도 만족스럽지 못한 실정이다.
그런 가운데 극중 마석도(마동석)는 '나쁜 놈은 무조건 때려잡는다'는 기조로 무자비하게 응징한다. 그 든든함과 통쾌함, 실질적 영웅을 향한 갈망. '범죄도시'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다.
그 덕에 전작들에 이어 이번 4편도 흥행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침체된 한국영화계와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분명 반갑다.
다만 좌석점유율(전체 좌석 중 배정된 좌석)이 역대 최고 수준인 86%에 달하는 등 독과점에 대한 지적도 있다. 대형 영화의 독과점이 한국 영화 및 극장의 다양성을 죽이는 처사라는 비판이 따른다. 한국영화 산업 발전을 위해 분명 좋지만은 않은 현상이다.
그러나 무조건 독과점이라 비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극장 측에서는 수요가 많은 인기작에 더 많은 상영관을 배정해 수익을 얻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공급이 먼저냐, 수요가 먼저냐를 두고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시장경쟁체제의 결과물인 것.
관객들도 '더 재밌는 영화를 만들어서 경쟁하라'는 입장과 '선택권이 없으니 보게 된다. 다양성 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나뉘고 있다. 독과점 문제는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를 차치하고서도 '범죄도시4'의 흥행이 아쉬운 이유는 또 있다. 사실상 완성도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시리즈 후광에 힘입어 잘 만든 것처럼 포장되고 있다는 것.
이번 4편은 확실히 전편들에 비해 완성도가 부족하다. 가벼운 오락성에만 치우친 데다, 그마저도 새로움 없는 반복일 뿐. 캐릭터도 서사도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수준이다. 전작들의 흥행 기세만 믿고 안일하게 만든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관객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좋다는 반응도 있지만 혹평도 많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기준으로도 1편 9.28, 2편 8.98, 3편 7.67, 4편 7.59로 점점 낮아졌다.
그럼에도 관객수는 1편 688만 명, 2편 1269만 명, 3편 1068만, 4편 975만(이날 기준) 등 늘거나 비슷하게 유지되며 흥행했다. 전편을 봤던 관객 입장에서는 평가가 좋지 않더라도 '그래도 한 번 봐줘야지'라는 심리가 작용했을 수 있다.
어쨌거나 흥행을 했다면 그만한 재미가 있기 때문 아니냐고 할 수 있다. 또한 가벼운 오락성이 꼭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우려되는 건 '관객수'라는 단순 지표로 인한 눈가림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작품성을 계속 갉아먹는 것 아닌가 하는 점이다.
제작하는 입장에서 '이 정도면 천만 영화가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자리하게 되면 결국 발전 없는 양산형 시리즈로 전락하게 될 터다. 최악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수준 떨어진 후속작들이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흥행을 이어갈 경우다. 극단적으로 보면, 단순히 하나의 시리즈를 넘어 한국영화 산업 전체의 수준마저 떨어뜨리게 될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시리즈의 기획, 제작, 주연, 각본까지 맡은 배우 마동석이 전했던 향후 계획. 그는 영화 개봉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8편까지 소재를 찾아두고 원안을 썼다"면서 "후속편들은 톤을 비롯해 여러 지점들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분명 '범죄도시' 시리즈는 한국영화계에 소중한 자산이다. 독보적인 캐릭터와 콘셉트를 갖춘 작품. 8편까지 성공적으로 이어간다면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시리즈로 역사에 남게 될 터다.
그렇기에 더욱 중요해질 5편이다. 4편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부족했던 점을 철저히 파악해 좀 더 공들여 만들어 주시길. 그게 시리즈를 사랑해 준 관객에 대한 보답이자 예의 아닐까 싶다.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MHN스포츠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