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부산=김지혜 기자] 넷플릭스 측이 '전,란'의 극장 상영 가능성에 대해 대답을 유보했다.
지난 4일 오후 파크하얏트 부산에서 진행된 '넥스트 온 넷플릭스: 2025 한국영화' 행사에 참석한 김태원 넷플릭스 디렉터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란'을 개막작으로 선정해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저희가 영화, 시리즈, 예능 등 포맷이 다른 콘텐츠들을 만들고 있지만, 본질적인 목적은 딱 하나다. 저희 구독자들이 서비스를 즐기시는 걸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적이 돼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정성일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을 맡고, '심야의 FM'을 만들었던 김상만 감독이 연출했다.
넷플릭스가 투자, 배급하는 '전,란'은 OTT 영화로는 최초로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다. 이에 대해 "극장 영화 중심의 영화제의 기조를 깨는 선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시대의 흐름에 따른 적절한 변화"라는 의견이 공존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 하나의 화두는 '전,란'이 '스트리밍 환경에서 관객에게 최적의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까'다. 그도 그럴 것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전,란'은 극장 환경에 최적화된 영화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촬영과 미술, 음악 등의 기술적 요소가 돋보이고, 액션이라는 볼거리가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안방 TV나 모바일 기기로 본다면 극장과 비슷한 수준의 재미를 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전,란'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은 "'영화라는 것이 상영 조건과 반드시 일치해야 할까?'라는 건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가정용 TV도 80인치, 100인치 넘어가는 시대인데 사이즈만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맞을까"라고 말하며 스트리밍 관람 환경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밝혔다.
'전,란'의 극장 상영은 현재로서는 부산국제영화제에만 한정돼 있다. 향후 '전,란'의 극장 상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태원 디렉터는 "극장 상영은 번외로 할 고민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전,란'을 큰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과 만나게 한 경험은 너무 좋았다.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학습해서 내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작품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불가능'이라는 말로 해석된다.
그도 그럴 것이 스트리밍 서비스 기반의 넷플릭스가 자사 오리지널 영화를 극장 개봉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로마', '아이리쉬맨' 등의 작품의 경우 세계 3대 영화제 초청, 아카데미 시상식 출품을 위한 전제 조건을 채우기 위해 일부 기간 극장 상영을 한 경우였다. '옥자'(2017) 사태로 국내 멀티플렉스와 갈등을 빚었던 넷플릭스가 그때와 마찬가지로 제한적 상영을 선택을 할리도 만무하다.
'전,란'은 오는 10월 11일 넷플릭스에 공개돼 국내외 시청자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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